(사진은 Grantham Collection 사이트의 외국 사진 작가가 찍은 22주 된 태아의 모습)
대부분 경우에 진실을 밝히고 알리는 것은 다수에게도 궁극적으로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진실의 공개가 다수의 이익에 손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진실의 공개와 다수의 이익 사이에 서로 상충이 되면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원정 낙태에 대한 것이 내게는 그런 고민의 대상이다.
우선 진실을 말한다면 흔히 생각하는 그런 원정 낙태는 없다.
현재 알려진 것처럼 중국으로 원정 낙태를 가는 사람들은 과거부터 있었던 일로 국내에서 낙태 수술을 받기 어렵고 낙태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매우 곤란한 일부 계층의 사람에만 국한된 일이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 산부인과에서 낙태 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몇배나 되는 비용을 들여가면서 중국으로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낙태 원함이라는 글만 올리면 국내에서 얼마든지 저렴하게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브로커의 쪽지나 낙태 유경험자의 소개 쪽지를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중국으로의 원정 낙태 운운하는 것은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의 탁상공론이고 원래도 있었던 중국 원정 낙태에 대한 정보 왜곡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국 원정 낙태라고 하는 사실이 주는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
두가지 측면에서의 효과가 있다.
하나는 낙태의 잠재적 수요자들에게 국내에서의 낙태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으로라도 원정 낙태를 할 각오를 하지 않으려면 철저히 피임을 하거나 절제된 성관계를 해야 겠구나 하는 각오를 다지게 되는 효과이다.
즉 낙태에 대한 억지력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효과는 낙태 문제를 이슈화한 우리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더 심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총합을 놓고 본다면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얻는 비난은 다수의 잠재적 낙태 수요자로 하여금 낙태를 억제하게 하는 이득에 견준다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얻는 비난의 대상이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십수명의 임원에게만 해당하는 일이지만 잠재적 수요자는 수백 수천만명의 여성들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의 낙태가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원정 낙태를 가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하는 실체적 진실과 중국으로 원정 낙태라도 가야 할 정도로 국내 낙태가 어렵다라고 하는 잘못된 정보 사이에서 나는 후자를 택하고자 한다.
그래서 언론사에 진실을 알리는 호소를 하거나 반론 청구를 하지 않는다.
비록 우리 의사회가 욕을 먹더라도 그렇게 착각으로라도 낙태가 하기 어려워 졌다는 쪽으로 대다수 잠재적 수요자들이 알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매우 과격한 방법이지만 고발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다.
이미 우리는 자발적인 방법으로는 낙태를 줄이거나 낙태로 내몰리는 것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에서 실패한 나라이다.
개선의 노력이 단 한차례도 없이 수십년간에 걸쳐 낙태라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일처럼 받아들이고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것은 대다수는 그렇게 알더라도 그래도 이 곳 홈피를 찾는 일부의 사람은 실체적 진실을 마주보고 잘못된 정보에 의한 왜곡 때문이 아니라 진실로 낙태 문제의 실상을 깨닫고 해결하는 데 있어 진심을 다해 앞장서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가는 동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진실을 알리는 것과 다수의 이득을 고려하는 일 사이의 고민은 항상 괴로운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고민을 하는 의사,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